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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ry Stories

보이스피싱_경제살인자 (ft. 꼬꼬무 58회)

by beyou 2022. 12. 26.

2010년 충남 천안, 29살 안순경은 누군가를 찾기 위해 서둘러 걸음을 재촉합니다. 그때, 안 순경의 눈에 띈 긴 생머리에 흰 티, 청바지를 입은 여자가 보이는데요.

 

"저... 신고하신 분 맞으시죠?" 그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안 순경은 한 눈에 그녀를 알아볼 수 있었어요. 그 이유는 넋이 나간채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었기 때문이죠.

 

"낯선 남자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어요... 그 남자는 제 명의의 통장이 범죄 현장에서 나왔다면서 제 통장의 모든 돈을 국가안전계좌로 송금하라고 했어요."

 

네... 그녀는 보이스피싱 피해자였습니다. 그녀가 단 몇 분의 통화로 잃은 돈은 무려 1억 3천만 원이었어요. 얼마 후 그녀는 안타깝게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그 소식을 들은 안 순경은 본인 손으로 보이스피싱 사기범을 잡겠다고 결심을 했어요.

 

안 순경, 보이스피싱 사기범을 잡기로 결심하다.

안순경은 부서를 옮겨 본격적으로 보이스피싱범을 잡으려고 노력했지만, 한 동안 한 명도 잡기가 힘들었다고 해요. 그 이유는 피해자의 계좌가 확인되는 시점에는 범죄자들이 이미 출금을 한 후 사라지기 때문이죠.

 

그리고 보이스피싱의 본거지는 해외에 있기 때문에 추적을 하거나 해당 국가의 공조를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고요.

 

그러던 어느 날, 뉴스에서 서울의 한 경찰이 보이스피싱범을 검거했다는 소식을 듣고 해당 경찰서에 찾아가 수사 비법을 알아내게 됩니다. 꼬꼬무에서는 그 수사 비법에 대해서 언급하지는 않았어요. 그 이유는 현재 수사 현장에서도 사용되는 기법이기 때문이죠.

 

그렇게 새로운 수사 기법을 통해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을 줄줄이 사탕처럼 잡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피의자들은 출금책을 담당하는 말단 조직원이었고 안 순경은 상선을 잡아야겠다고 결심합니다.

 

총책을 검거하라!

열심히 보이스피싱 수사를 하던 중 우연히 100여 개의 대포통장을 발견하게 되었고 모든 계좌를 동결시킵니다. 계좌가 동결이 되니 사람들이 경찰서로 전화를 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통장 주인들을 한 명씩 만나면서 조사를 하게 되었는데요.

 

그중 의심스러운 인물이 3명으로 좁혀졌고, 그들은 장씨, 김 씨, 박 씨였어요. 우선 장 씨는 중고차 무역업자였어요. 중국을 오가면 중고차 무역업을 하는 사람으로 계좌가 묶여 직원들 월급을 못주고 있다고 주장했어요.

 

박 씨는 여행사를 운영하는 사람으로 경찰에게 굉장히 협조적이었고 여유까지 느껴지는 사람이었어요. 그리고 김 씨는 중국에서 대중 사우나를 운영하는 사람이었고요.

 

장 씨의 고발

어느 날 안 순경을 찾아온 장 씨. 그는 중국에서 우연히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을 알게 되었고 모른채하면서 그 조직의 내부 정보를 하나씩 모으기 시작했다고 했어요.

 

그가 안 순경에게 알려준 조직도는 충격적이었어요. 여느 기업조직도처럼 세분화되어 있고 체계적인 것 처럼 보였거든요.

보이스피싱-조직도

 

알고 보니 이 보이스피싱 일당의 총책은 바로 김씨였어요. 그리고 총책위의 총책, 즉 우리가 알고 있는 김미영 팀장, 김민수 수사관 등 대출사기수법을 만들어 낸 창시자 박 씨, 아니 박 회장이었어요.

 

더 충격적인 사실은 박 씨는 전직 경찰로 사이버범죄팀에서 근무를 했는데요. 즉 본인이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을 잡던 경찰이었는데 현재는 보이스피싱 피의자가 된 것이죠.

 

이 보이스피싱 조직은 중국에 있었기 때문에 공안의 협조를 요청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조직원들이 추석에 대거 한국으로 입국한다는 사실을 알고 기다렸다가 드디어 김 씨를 포함한 조직원을 40여 명 검거하게 됩니다.

 

박 씨는 그 후 몇 년이 지난 2021년에 필리핀에서 검거가 되었고 아직 한국에 송환이 되지 않아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김 씨를 포함한 조직원들의 형량은 생각보다 세지 않더군요. 총책인 김 씨가 징역 9년이었으니 말 다했죠. 피해자의 규모와 피해 금액이 상당한 것으로 아는데 그에 비해 범죄자들의 형량이 너무 적어 화가 나더라고요. 

 

보이스피싱 범죄는 단순히 돈만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정신과 마음을 파괴하는 악질 범죄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들을 경제살인자라고 부르는 것이고요. 보이스피싱 범죄가 계속 진화해서 악랄해져 가는 것 같아 마음이 안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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